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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에 아주 큰 부자(富者)와
찢어지게 가난한 이가 살았다.
그런데 모든 마을 사람들이
큰 부자에게 굽실거리며 살았지만,
바싹 마른 한 가난뱅이는 성격이 꼿꼿해서
부자에게 비굴하지 않았고,
부자와 말하면서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만 만나면 뻐기기를 좋아하는 이 부자는,
자신에게 굽실 거리지 않는 이 가난뱅이가
몹시 눈에 거슬려 하루는 물었다.
“다들 나만 봤다하면 굽실거리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렇게 뻣뻣하단 말인가?”
그 말에 가난뱅이는 대답했다.
“그대가 부자건 아니건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거늘,
내가 그대에게 굽실거릴 까닭이 없지 않은가?”
“허 허- 그럼 만일 내가 내 재산의 반을 그대에게 준다면,
그 때는 내게 굽실거릴 텐가?”
“흠, 그대가 그럴 리도 없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대와 나와 재산이 똑 같아지는데,
내가 굽실거릴 이유가 뭐 있는가?”
“그러면, 내 재산 전부를 주면 그때는 굽실거리겠구먼.”
그 말에 가난뱅이는,
“허 허 허......, 그러면 그대가 가난뱅이가 되고,
나는 부자가 될 텐데 내가 왜,
자네한테 굽실거리겠는가?”
...
출처 : 천수만
글쓴이 : 천수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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