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님께서 '귀농 길라잡이'라는 강의 시간에 들려준 요점정리 '귀농,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이다.
1. 집은 임대를 한다.
폐가를 예쁘게 고쳐 살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잘 수리된 집을 본 집주인이 나가라고 한다.
이렇게 당한 사람들을 수도없이 봐왔단다.
가자마자 이쁜 황토집을 짓고 살겠다는 생각도 버려라. 경험도 없이 땅을 훨씬 더 비싸게 사는 경우가 열에 아홉일 뿐더러 평당
300만원이상하는 집을 지어놓고 손가락만 빨텐가! 시골 사람이 오히려 서울것들을 우습게 본다.
임대를 했다면 집 수리비용은 300만원을 넘지않게 한다. 넘어봐야 필요없다.
2. 가지고 있던 짐은 다 버린다.
최소한의 필요한 물품만 1.5톤 트럭에 실고 간다. 옷도 버리고 가전제품도 버리고 될 수 있는 한 다 버려라. 거적대기를 걸치든 뭘
입고 살던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장실습시간에 귀농선배는 몸빼바지에 다 찢어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How happy he
is!!!) TV도 잘 나오지도 않고 매스미디어라는 괴물에서 벗어나는 것도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다. 아니 행복한 일이다.
3. 집에 들어간 다음 일주일 정도 집 밖에 얼씬 거리지 말아라.
먹을 거리를 충분히 준비해놓고 나가 놀고 싶다고 보채는 아이는 묶어놔라.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나면 동네분들이 '쟤네들 뭐지?'하고
궁금해 미친다. 동네어르신중 제일 먼저 미친분이 막걸리를 사들고 찾아온다. 그러면 손을 간이 있는 부위에 대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제가 간이 안좋아서요...요양좀 하려고 내려...콜록콜록' 얼굴이 시커멓다면 효과만빵이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 찾아오시는 동네분들과
술대작을 하다가 몸을 망치기 십상이다. 생각해봐라 동네분들은 한잔이지만 자신은 100잔이 넘는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이면 온동네에 소문이 다난다.
처음부터 땅사고 집사고 잘난척 하는 사람은 왕따당하기 십상이고 심지어 마을에서 퇴출되는 사람도 있다.(말끝마다 그거아세요?
서울서는요...그거아세요? 하는 사람은 당장 쫓겨난다. 시골에도 TV는 있고 알건 다 안다.)
4. 2-3주 정도 지나면 슬슬 동네를 어슬렁거려라.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손은 어김없이 간이 있는 부위에 대고 동네분들을 만났을 때 씩씩하게 인사하면 안된다. 목소리가 기어나오도록
잘 단속하라.
그러면 자신을 가엾이 여긴 동네분들이 마을회관에서 회의를 연다. '불쌍한 사람 먹고 살게는 해줘야지...'
5. 한달 정도 지나면 조금 쾌활해진 자태로 동네분들을 만나본다.
'몸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젠 일 좀 해야겠는데...' 그러면 동네분들이 재미삼아 농사를 지어보라고 조그맣게 땅뙈기를 떼줄 것이다.
농사는 그 때부터 배우면 된다. 궁휼이 여기신 동네분들이 너도나도 도와준다.
그렇게 몇년 시간이 지나면 동네분들과도 친해지고 알고 싶지 않아도 동네 사정을 다 알게된다. 그 때 돈이 있다면 제값을 주고 땅을 사도
늦지 않다. 그리고 황토집을 짓고 싶다면 하루에 황토벽돌 한장씩 한장씩 천천히 궈나라. 뭐 그것도 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나중에 집을 짓는다고
하면 동네분들이 나서서 도와줄것이다.
귀농을 하려거든 논일을 하는 마음자세로 임하라고 많이들 말씀하신다. 논에서는 최대한 낮은 자세로 늘 허리를 구부리고 일을 하지 않던가.
즉, 늘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임하라는 뜻일 게다.
하긴 내가 폼잡고 잘난척하는 것들, 오만 방자한 것들 보기 싫어서 시골가서 살려고 하는 것도 없잖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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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말한 부분도 있겠지만, 새겨들어야 하리라